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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3. 6. 20:11 여러가지

언어 평등

 

 

영어에서 명사의 남녀 구분을 할 때, 남성은 기본형을 그대로 쓰지만 여성은 접미사를 따로 붙인다. 가령 남신이나 남자 배우는 'God'와 'Actor'지만 여신과 여배우는 각각 'Goddess'와 'Actress'라고 해야한다. 그 속에는 신은 원래 남성이고 여신은 예외이며 세상 모든 것의 기본은 남성이라는 사고방식이 깔려있다.

그런데 유독 'Widow'라는 단어만은 반대다. 기본형이 여성이고, 거기에 접미사'-er'을 붙이면 남성 명사 'Widower'가 되는 것이다. 여기엔 물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과부나 홀아비는 둘 다 '배우자 부재'를 의미한다. 남편이 없는 과부가 기본형이 된다는 건 결국 아내의 부재보다 남편의 부재가 훨씬 더 심각한 문제라는 사고방식의 표현일 뿐이다.

언어에 깃든 남녀 차별은 오랫동안 서양 여성 운동가들의 표적이 되어왔다. 1973년에 미국 여성들은 'Miss'와 'Mrs'라는 호칭을 만들어낸다. 남성은 혼인 여부와 상관없이 'Mr.'로 통칭하면서 여성만 그런 구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그 제안에 대한 찬반 양론이 분분했지만, 지금은 일반적 호칭이 된지 오래다. 완강하게 그 호칭을 거부하던 <뉴욕 타임스>가 끝내 고집을 꺾은 건 1986년의 일이다.

1991년에 발행된 <웹스터 대학영어사전>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새로운 낱말들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대표적인 게 바로 'Mankind'의 대체 단어 'Humankind'. 인류는 남녀가 각각 절반인데, 왜 남성이 인류를 대표하느냐는 오랜 문제의식이 결국 사전의 표제어마저 바꿔놓은 것이다.

편견과 차별의 언어는 생각마저 그렇게 바꿔버린다. 그러므로 언어에서의 차별을 없애는 것은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 못지않게 중요하다. 남녀 평등 지수가 세계 100위권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에선 특히 그럴 것이다. 우리말 속의 남녀 차별을 깨끗이 없앤 평등의 국어사전을 우린 언제쯤 펼쳐볼 수 있을까.

 

출처 - THE BC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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